1월 23-25일 이부스키
- 솔개 -
일본에선 솔개를 자주 만난다. 매일 만난다. 한국에선 남쪽으로 갈 때 아니면 만날기회가 매우 적은데 이곳은 맹금은 솔개만 있나 할 정도로 하늘 바라보면 늘 솔개, 솔개다.
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잊을만하면 한 마리씩 하늘 위를 활공하고 있는 솔개를 보게 된다. 음, 각자의 ‘영역(나와바리!)’를 갖고 있나보군.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으와아, 이즈미 두루미 관찰센터에서 수 십 마리가 공존하는 걸 보게 되었다. 그곳은 두루미가 모여들게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먹이를 제공하고 있는 듯 한데 이것을 먹기 위해 왜가리, 백로류, 떼까마귀들도 잔뜩 모여들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솔개들의 숫자도 만만찮게 많았다. 언뜻 봐도 50마리는 넘는 듯. 먹이가 풍부해서인가, 영역다툼 같은 것도 하지 않나 보았다. 가끔씩 하늘 위로 날아오른 개체 두 어마리가 서로의 발로 상대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 보이기도 하나 심하게 다투지도 않는다. 두어 번 합을 겨루다 바로 각자의 길을 간다. 그리고 마른 논에 수 십 마리씩 가까이 앉아 쉰다. 이렇게 먹을 게 풍부한데 뭐 하러 사냥하나, 뭐 하러 싸우나, 뭐 하러 힘 빼며 날아다니나, 이러는 것 같아 보인다. 덕분에 두루미 보러 갔다가 솔개를 실컷 구경했다.
어제(1월 23일)는 이부스키로 가는 길에 큐슈 남서부 끝에서 남동부로 해안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이었다. 오후 2시쯤이었나. 하늘 위로 솔개가 나는 게 보였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헐, 열 마리가 넘는데. 아, 정말로 맹금 타임이라는 게 있나보다. 점심 무렵, ᄄᆞᆼ의 달구어진 기온으로 인한 상승기류가 발생할 때 맹금들이 그 기류를 타고 빙빙 돌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맹금쇼 타임. 차를 세우고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다 왔는데 차로 달리며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솔개들 발견. 바닷가 하늘 위로 와아, 이번엔 거의 스물, 아니 스물 다섯도 넘어 보인다. 어디서들 몰려든 건가. 이 시간이 되면 각자의 ‘나와버리’를 벗어나 이렇게 모여서 상승기류 타는 건 이들의 집합의식인가(동료들과 화합?), 힘 하나 안 들이고 바람 흐름 타고 높이 높이 날아 오르기 라는 즐거운 놀이를 함께 즐기는 것일까. 지난 달에 교동도에서도 이런 맹금 쇼를 본 적이 있다. 한 번은 독수리들의 맹금쇼. 한 번은 흰꼬리수리들의 화려한 맹금쇼. 솔개들의 맹금쇼는 이곳 일본 큐슈에서 처음 목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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