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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몽골, 동남아, 그리고...

Taiwan Liocichla (대만)

220일 목, 대만 아리산 Taiwan Liocichla

 

이 대만 고유종은 2년 전 에코버드투어에서 여기 왔을 때 잠깐 본 적이 있기는 하다. 그때도 아리산이었는데 아침 일찍 아리산을 거닐다가 나무들 아래로 쓱 숨어버리는 걸 거의 꽁무니만 잠깐 봐서 내가 봤는지 안 봤는지조차 모를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제대로다. 이번에도 아침 일찍이었고 호텔 바로 앞이었다. 아침에 몇 종이라도 찾아봐야지 하고 아침도 먹기전에 쌍안경을 챙겨들고 호텔 밖으로 막 나선 참이었다. 그런데 바로 호텔 앞 언덕에 뭔가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들이 보였다. 새다! 조심스레 다가가 살펴보는데 참 감질나게 모습을 잘 드러내주지 않는다. 안 그래도 아직 새벽참이라 날이 아직은 충분히 밝지 않아 나무 속으로 숨으면 알아보기 쉽잖은데, 이 친구, 볼만하면 쏙 들어가고 또 봤다 싶으면 나뭇잎 사이로 쓱 몸을 감춰 누군지 확신하기가 어려웠다. 혹시, 어쩌면, 그런 것 같은데 그럴까, 이러면서 가슴졸이며 계속 관찰. , 드디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맞다. Taiwan Liocichla

얼핏 보면 White-whiskered Laughingthrush 하고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몸집 크기나 나뭇잎 사이로 보일 때 얼굴 쪽 희끗한 느낌 등등. 그런데 White-whiskered Laughingthrush 는 이렇게 숨어다니는 친구가 아니다. 사람들 많이 다니는 곳에도 잘 나타나곤 하는 친구다. Taiwan Liocichla처럼 꼭꼭 숨지 않는다. 그런데 이 친구도 새벽이라 그런지 내가 꼼짝않고 한참을 기다렸으니 안심을 한 것인지 나무들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얼굴 옆 밝은 노란색 무늬가 마치 노랑수염처럼 보인다. 몸은 여러 색깔이 섞여 아름답다. 그렇게 애태우다가 일단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니 계속 모습을 드러내준다. 나무 아래로 쏙 들어갔다가도 나오고 또 나오고... 정말 원없이 이 친구를 관찰했다. 안내인과 함께 하는 탐조여행보다 훨씬 발견 종수는 적어도 혼자 탐조는 이렇게 우연히 행운을 얻어 한 종을 계속 계속 관찰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럴리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이 새가 나만을 위해 오늘 출현해 준 것 같은 착각이라는 황홀한 환상에 잠시나마 흠뻑 빠져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