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일, 대만 타이난 – 검은댕기해오라기 -
내일 출국을 하루 앞두고 타이중으로 이동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며 잠깐 산책 겸 탐조를 했다. 타이중에 가서 렌트카를 반납하기까지는 시간 여유가 좀 있었고 그곳(바닷가 습지가 가까운)을 그냥 두고 오기 아쉬워서 한 번 더 새를 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삼십 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라 새를 많이 볼 수 있지는 못했다. 다만 맹그로브 나무들이 가득한 바닷가 습지의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새들을 잠시나마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온다는 데 의미를 둔 시간이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라, 저 친구는...? 맹그로브 나무들 앞쪽으로 자그마한 갯벌에 누군가 움직이고 있다. 거기 돌과 모래, 그리고 떠내려와 쌓인 나뭇가지들 사이에 기가막히게 위장한 친구, 해오라기류다. 어, 근데 해오라기와 좀 다르다. 해오라기가 매끈하게 잘 정리된 몸의 색채를 자랑한다면 이 친구는 좀더 복잡하다. 머리, 눈가에 어딘지 모르게 푸른색 기운이 감돌고 옆구리 날개에는 줄무늬... 아, 그렇다. 검은댕기해오라기다.
한국에서도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늘 재빨리 사라져 버려 이번처럼 가까이에서 한참을 제대로 관찰한 적이 없다. 그래서 검은댕기해오라기를 내가 제대로 알아볼 수 있나, 늘 의문이었는데 오늘 보니 이젠 확실히 알겠다. 해오라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흐뭇해하며 멀린앱 확인하고 다시 쌍안경을 드니 그새 사라졌다. 맹그로브 나무 아래로 들어가버렸나? 해오라기도 어지간히 조심성 많고 모습 잘 안 보여주는 친구지만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더한 것 같다. 그래도 그만큼이라도 모습 보여준 게 어디냐. 잠깐 탐조였고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새를 본 거지만 그래도 뿌듯한 하루를 열어주었으니 고맙기 짝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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